
골든타임. 우리말로 옮기면 '금쪽 같은 시간'이겠습니다. 유독 심장내과나 신경외과에서 자주 쓰이는 말로 심근경색 혹은 뇌졸중(중풍) 환자가 증상 발현 이후 9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서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생명을 구하고 합병증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불리워집니다. 그런데 말이 90분이지 이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증상이 생기고 체한 증상 같다며 손가락을 바늘로 찌르고 등을 두들기다가 결국 환자가 혼절을 하고서야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119를 타고 오면 모를까 심지어 직접 운전을 하고 오는 환자까지 다양합니다. 환자가 제시간에 병원에 온다고 하더라도, 환자를 진찰한 의사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진단하는데 시간을 지체하거나 검사가 늦어지는 상황까지 생각을 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일전에 언론에도 보도가 되었듯이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아 떠돌다가 결국 치료받을 수 있는 시한을 넘겨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염두해야 합니다. 더욱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진단을 해놓고도, “우리병원에서는 치료가 안되니 더 큰 병원으로 가세요.”라고 안내를 받는다면 어떻겠습니까. 만에 하나 이렇게 우왕좌왕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면, 그 이후는 너무 뼈아픈 후회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수년 전 제가 잠시 더 나은 시술 술기를 익히기 위해 잠깐 일본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제가 참여하는 시술 스케쥴을 보니 큰 대학병원에서 시술이 없고 작은 중소 병원에서만 시술이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혹 한국에서 온 의사라고 무시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어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일본에서는 큰 대학병원에서는 오히려 응급 관상동맥 조영술을 잘 안한다며 그 이유는 지방 거점병원에서 미리 다 치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도 한시가 급한 응급상황에 굳이 큰 병원까지 오느라 시간낭비를 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칠 위험성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때 일본에서 시술을 잘하기로 유명해 우리 나라나 다른 나라로 초청 강의 혹은 시술을 하는 일본의 의사 선생님들은 대학병원의 교수님들 보다 중소병원의 의사 선생님들이 많았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한림병원의 심뇌혈관센터 개소는 지역주민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리와 시간에 대한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고, 24시간 응급의학과 전문의 선생님들이 신속하게 진단을 내려주고 항상 대기중인 신경외과 전문의와 심장내과 전문의가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병원, 그런 병원이 바로 한림병원입니다.
사막을 건너며 물을 얻기 위해 굳이 거대한 강을 찾아 나설 필요가 없습니다. 갈증을 느끼는 나그네에게 필요한 것은 가까운 오아시스면 충분합니다.
글 · 봉정민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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